
이름 : 매낙
출현장소 : 사람의 마을
분류 : 귀신
특징 : 팔을 길게 뻗을 수 있다고 한다
출전 : 매낙프라카농
오늘 설명할 괴물은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귀신인 ‘매낙’입니다. 항상 한국이나 중국의 괴물만 설명하다 가끔씩 할로윈만 오면 서양의 괴물을 설명하던 본인이 태국의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얼마 전 학교 수업시간에 태국에서 유학 온 학생이 발표한 태국 귀신인 매낙의 이야기가 인상 깊어서 소개하고자합니다.
매낙은 ‘매낙프라카농’이라는 전설에서 등장하는 태국의 여자귀신이며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귀신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처녀귀신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사를 이야기 하자면 태국 방콕의 프라카농이라는 지역에 ‘낙’과 ‘막’이라는 젊은 부부가 살았다고 합니다. 막은 임신한 아내 낙을 집에 남겨두고 전쟁터로 떠났다 간신히 살아 돌아와 아이를 낳은 낙과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낙은 사실 몇 개월 전 아기를 낳고 죽었으며 죽은 낙의 영혼은 막이 전쟁에서 돌아올 때까지 매일 밤 강변에 나와 막의 이름을 불렀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마을사람들은 무서워하며 막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려고 하지만 낙은 마을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여서 사실을 말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무자비한 낙의 압박을 뚫고 겨우 막에게 말해줘도 막은 믿지 않고 낙과 계속 살았습니다.
죽은 여성과 남자의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금오신화>의 ‘이생규장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무서운 귀신이야기라고 합니다. 최랑과는 달리 매낙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태국에서는 자연적인 죽음이 아닌 사고나 재해로 인해 죽은 귀신이 가장 무섭다고 믿기 때문에 아기를 낳다 사고사로 죽은 매낙도 무서운 귀신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것으로 보입니다.
태국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이야기라 영화로도 많이 나왔으며 2013년에 나온 <피막>은 태국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될 정도로 성공했다고 합니다. 팔이 늘어나는 것 말고는 딱히 큰 특징이 없는데 귀신치고는 상당히 독특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일본에 ‘로쿠로쿠비’라고 목이 늘어나는 여자요괴가 있지만 요괴가 아닌 귀신이 신체 일부가 늘어나는 건 상당히 특이하며 ‘로쿠로쿠비’가 목 한정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매낙은 팔 한정으로 늘어나지만 도망가는 사람을 잡는다거나, 멀리 있는 사람 목을 조르는 등 매낙이 더 실용적인 것 같습니다.

[매낙의 무덤이 있다는 사당 ‘싼매낙프라카농’]
방콕 프랑카농 지역에는 ‘싼매낙프라카농’이라는 매낙의 무덤이 있다는 유명한 사당이 있는데 최근에는 어째서인지 행운을 비는 사당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유를 재 멋대로 추측해보자면 매낙의 이야기가 재해석 되면서 매낙이 그저 무서운 귀신이 아니라 ‘이생규장전’의 최랑처럼 애특한 사랑을 한 여인의 영혼이라는 인식이 생겨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처법
무서운 귀신이긴 하지만 무당들과 승려들로 퇴치가 가능하긴 한 모양입니다. 무서운 것은 팔이 늘어나는 것 말고는 사람인지 귀신인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전쟁에서 돌아온 막과 한동안 지내거나 땅에 떨어지는 라임을 줍는 등 물리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만져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는데 자신의 다리 사이로 보면 귀신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귀신인 것 만 안다면 고명한 스님이나 무당을 찾아가 퇴치를 부탁한다면 모든 일이 다 해결 될 것입니다.
가상매체에서의 활용법
환신처럼 슬픈 사랑이야기에 쓰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쓰기에는 좀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팔이 늘어난다는 매낙의 특징 때문인데 팔이 늘어난다는 것이 ‘스트리터 파이터2’ 시절의 아주 식상한 요소긴 하지만 대단히 유용하며 쓸 만한 소재이기도 하기 때문에 잘만 사용한다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 눈에도 보이고 귀신이지만 낮에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이 가능하며 보통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니 아군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고 적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적으로 쓴다면 일단 태국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이라고 하니 그만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덧글
같은 과의 달심옹이 태국양반이던가..가물가물합니다.ㅎㅎ
팔이 날어난다는 점은 정말 독특하면서도 기괴한 느낌이었습니다.
태국에서도 아기 요람을 흔드는 모습으로 많이 그려지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매낙이 죽은 뒤에는 뭐 막이 잘 키우지 않았을까요?^^
요즘 사람들이 다 여뫙님 처럼 생각한 건지 피막은 알콩달콩 잘 사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지요.
노래가 감성을 자극...
여러가지 장르를 담은 굉장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기도 살아서 나오지 못하고 이미 낙하고 같이 죽었다는 전승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잠뿌리님도 저런 쪽에 대해서 제법 잘 알고 계신 분인데 피막 이전에 나온 다른 매낙 영화(고스트 오브 매낙) 리뷰 쓰실 때 저렇게 설명하는 거 보면 그분이 그저 잘못 알았을거라 보긴 힘드네요.(뭐 이런데서 왈가왈부하기보다는 태국어 원문을 보는 게 가장 낫겠지만 읽을 수가 있어야지... 뭐 한국에서 그동네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우리나라 신화나 설화도 여기저기 디태일한 부분이 다른 이야기들도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