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용 괴물 대백과

[실제 모습은 머리가 없는 동양의 용이지만 마땅한 그림이 없어 좀비 드래곤인 신드라고사의 그림으로 대처한 점 양해바랍니다.]

이름 : 머리 없는 용
출현장소 : 당나라 궁궐
특징 : 죽은 용왕의 귀신
분류 : 괴신(怪神), 좀비 드래곤
출전 : <한국구비문학대계>1-9

한국 신화에서는 신이 딱히 죽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데 그것이 설화의 영역으로 넘어갈 경우는 또 경우가 달라집니다. 신수인 용은 거의 동내 북 수준이며 심지어 옥황상제마저 죽어서 그 자리를 인간이 차지하는 충격적인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 할 머리 없는 용의 정체 역시 죽은 용왕의 원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를 간략하게 이야기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나라 때 점을 잘 치는 사람이 있어 어부들은 고기를 낚으러 갈 때 마다 점을 치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바다 고기들의 씨가 마를 지경인지라 고기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용궁에 들어가 용왕에게 점쟁이를 없애달라고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용왕은 사람으로 변해 점쟁이를 찾아 갔습니다. 용왕은 점쟁이에게 요새 한참 가뭄이 심하니 언제 비가 오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점쟁이는 내일 비가 온다고 했고, 용왕이 몇 시쯤 비가 내리냐고 물으니 진시(오전7시~오전9시)에 흐려지고 사시(오전9시~오전11시)에 뇌성벽력을 하고, 오시(오전11시~오후1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여 미시(오후1시~오후3시)에 끝이 난다고 하였습니다. 용왕이 강수량은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점쟁이가 하는 말이 석자 세치 삼미리가 온다고 하였습니다.
[완전히 일기예보수준으로 정확한 점쟁이]
점쟁이의 예측은 정확했지만 용왕은 자신이 용을 부려 비 오는 것을 맘대로 할 수 있으니 점쟁이를 죽이기 위해 비가 안 오면 책임을 지겠냐고 물었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목숨은 내놓겠냐는 의미인데 점쟁이는 용왕의 물음에 두말없이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용왕은 속으로 점쟁이는 이제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을 하고 용궁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옥황상제님이 용왕에게 비를 내리라고 명령을 내렸고 그것도 조금 전에 점쟁이가 말한 그대로 였습니다.
아무리 용왕이라고 하더라도 옥황상제의 명령을 거역할 순 없었고, 그렇다고 명령대로 따르면 점쟁이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용왕은 모든 건 명령대로 다 했으나 강수량을 석자 세치만 내리고 삼 미리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점쟁이에게 가서 비가 오긴 왔으나 삼미리가 덜 왔으니 책임을 지라고 트집을 잡았습니다.
점쟁이는 도리어 당신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으니 내일 당장 하나님께 벌을 받아 죽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당황한 용왕이 살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고 점쟁이는 내일 정오에 당태종 휘하에 있는 우중이 목을 치러 올 거라며 특별한 방도는 없으니 직접 살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고는 가버렸습니다. 점쟁이를 죽이려다 반대로 자신이 죽을 목숨이 된 용왕은 용으로 변해 당태종 궁성에 들어가 당태종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를 하며 살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에 당태종은 알았다며 용왕을 돌려보냈습니다. 이튿날 왕은 우정승이 용왕을 죽이러 가지 못하게 하려고 궁으로 불러 바둑을 두자고 했습니다. 한참 왕과 바둑을 두고 있던 우정승은 전날 꿈에서 옥황상제가 나타나 내일 정오에 용왕의 목을 잘라 오라는 명령을 떠올라 정오가 가까워 올수록 어찌할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바둑을 둘 때 왕이 잠깐 졸아버렸고 우정승이 그 사이 용궁에 가서 용왕의 목을 잘라버렸습니다.
[용왕을 죽이다니 오오! 신살자! 오오!]
억울한 용왕은 원귀가 되어 당태중의 궁으로 날아갔고 머리 없는 용이 몸뚱이만 훌훌 날아와 대궐 안의 모든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버렸다고 합니다.

다른 각편(<한국구비문학대계> 4-3)에서는 머리 없는 용이 아니라 그냥 용왕이 죽어 원혼이 되었고 당태종의 꿈에 나타나 괴롭히기도 하고, 염라대왕에게도 하소연하여 당태종을 데려오게 부탁하는 등 죽었어도 용왕이라 그런지 저승에서도 어느 정도 발언권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각편에 등장하는 용왕의 원귀역시 좋은 소재며 여러 능력을 보여주는 반면 위 이야기에서는 이야기 마지막에만 살짝 등장하는 정도긴 하지만 머리가 없는 용이라는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외관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쪽을 채용하였습니다.

대처법
죽은 원령이긴 하더라도 용이며 그냥 용도 아닌 용왕인 것을 생각하면 그 위상이 만만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외형까지 무시무시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패닉에 빠질지도 모릅니다.(실제로 당나라 궁전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혼란에 빠져 난리가 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귀다 보니 자신이 원한이 있는 존재에게만 찾아간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가상매체에서 활용방법
용왕의 원귀라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며 희소한 소재입니다. 평범한 사람도 원귀가 되면 저주라던가 곡성, 물리면역 같은 특수한 힘이 생기는데 처음부터 초월적인 존재인 용왕이 원귀가 된다면 얼마나 더 강해질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초월적인 존재들이 좀비가 되면 너프 되는 경우도 많으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파워 업을 할지 너프를 할지는 작가의 입맛에 따라 설정하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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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이오트 2016/04/15 09:23 # 답글

    엘더스크롤 V : 스카이림에는 Dovahkiin이라는, 용을 죽일 운명을 타고난 자가 나온다는데 아무래도 그 우정승은 Dovahkiin, dragonborn인가 보네요.

    (믿으면 FUS RO DAH!)
  • 이선생 2016/04/15 11:25 #

    드래곤 슬레이어긴 한데 백장군 처럼 멋지진 않네요...
    용왕도 좀 시시하게 죽었고요.
  • 레이오트 2016/04/15 14:01 #

    Dovahkiin이라는게 지역, 인종, 성별, 직업 가리지않고 나오는 존재이다보니 저런 식의 오디세우스적인 지혜를 동원해서 쓰러뜨려도 스토리 텔링과 연출에 신경쓰면 꽤 좋은 장면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 아르니엘 2016/04/15 12:20 # 답글

    아, 이거 서유기 초반에 나오는 이야기네요. 저래서 현장이 경 구하러 가는 이야기랑 이어지고..
  • 이선생 2016/04/15 14:16 #

    아! 그런가요? 서유기 원문을 다 읽어보지 못해서 몰랐습니다.
  • Megane 2016/04/15 13:39 # 답글

    여의주 대신에 자기 머리를 들고 날아다니는 드래곤으로 표현해보면 의외로 게임에서는 잘 먹힐 거 같아요.
    목 부분은 듀라라라의 세르티같이 처리해주면...아니 차라리 세르티한테 드래곤 날개를 달아주면 되겠다!!
    (응?)
  • 레이오트 2016/04/15 14:03 #

    듀라한이 된 용이라, 이것과 관련된 본편 사이드미션이나 DLC를 만들면 재밌겠는데요.
  • 이선생 2016/04/15 14:17 #

    듀라한 같은 느낌의 용이라니 재미있는 사용법인것 같네요^^
  • K I T V S 2016/04/15 16:36 # 답글

    원래 머리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인간관계를 의미하고 사라지면 움직이지 않는 생명의 신체기관인데 .. 사람도 아닌 거대한 용이 머리가 없다는 건 아주아주 무서운 형상같습니다.

    그러나 그거와 별개로 당태종이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약간 의외네요ㅋㅋㅋ
  • 이선생 2016/04/15 18:11 #

    사람도 머리가 없으면 무시무시한데 온전한 모습도 무서운 용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우리나라 민담에 중국이 등장하는 건 흔한 일 입니다.^^
  • 동굴아저씨 2016/04/15 16:59 # 답글

    도바킨은 여러분의 이웃,친구,상사 또는 부하일 수 있습니다.
  • 이선생 2016/04/15 18:12 #

    무서운 세상이죠.
  • 나인테일 2016/04/15 17:47 # 답글

    황제가 잠시 조는 사이에 용 목을 따 오는 우정승님이라니 당나라 조정은 죄다 문무를 겸비하고 계신 듯.
  • 이선생 2016/04/15 18:13 #

    그것도 보통수준이 아니죠.
    용왕의 목을 치다니...비범한 것의 범주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 ARIES 2017/07/08 22:53 # 답글

    서유기가 퍼져서
    설화가 되어서 인물들의 격을 떨어트렸네요. 당나라니까 상관없지만요.
    ▶1.머리 없는 용 이야기(서유기-점치는 사람:천문을 알고 있음.
    이름-원수성<당대의 유명한 흠천감 대정선생 원천강의 숙부임.>
    죽인 사람- 위징(당태종의 오른 팔,대조영에 나옴)
    ▶매일이와 장상(오늘이에 나옴)이 이야기(저승곳간이야기)
    ▶바람깨비이야기(스님이 경 구하는 이야기)
    이야기 하나가 여러가지 이야기로 되었네요.^^

  • ARIES 2017/07/08 20:53 # 답글

    서유기에서 경하의 용왕이고 서해용왕의 여동생의 남편으로 나옵니다.
    죽은 후 과부가 된 여동생과 9명의 자식들을 불쌍히 여겨 용왕이 도와줍니다.
    8명은 도를 닦아 잘 되었는데
    막내는 (악어요괴-악어를 용과 비슷하게 보아 오고 나서 강이름이 흑룡강이 되었음)강에 도 닦고 살라 했더니 삼장납치-서해용왕 초대장
    그걸 손오공이 들고 용궁에 가서 따져서 서해용왕아들 마앙태자와 함께 갑니다.
    사촌끼리 싸움-태자의 승리
    감옥에 갇혀서 반성하고 사는 걸로 끝나죠.

  • ARIES 2017/07/08 20:55 # 답글

    길어서 따로 씁니다.
    서유기 하나가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으니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이야기 해주면 그 이야기가 입으로 입으로 가니 바뀌고 바뀌고...
    당연한 거지만 신기하네요.
  • 이선생 2017/07/09 21:18 #

    제가 입버릇 처럼 말하는 거지만 그것이 구비문학의 묘미라고 할 수 있지요ㅋㅋㅋ
  • 낮술먹은 눈꽃마녀 2020/07/14 16:46 # 답글

    머리 없는 용 ㅎㅎㅎ 서유기를 봐야지 하면서도 이제까지 못 본 ;;;; 언제 읽을 수 있을까요;;;;
  • 이선생 2020/07/14 20:16 #

    서유기가 유명하긴 한데 아마 원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을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생각보다 ㅅ상당히 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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