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달린 이형의 괴귀의 재고찰 옵션

[일러스트레이터 이규성님이 그리신 '날개달린 이형의 괴귀'와 책을 읽고 있는 정백창의 모습 (출처)]

2016년 4월 26일 전 '날개달린 이형의 괴귀'라는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특징도 잘 잡아내지 못한 이름으로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등장하는 괴물을 하나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이름이 별로였는지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특징은 괴물의 모습이 상세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드문 다른 한국 설화와 달리 이 괴물의 생긴 모습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뭐 이건 <어우야담>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그 묘사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백창이 자세히 보니 그 물체는 눈이 튀어나오고 코는 오그라들었으며, 입 가장자리가 귀까지 닿고, 귀는 늘어졌고 머리카락은 솟아 있었다. 두 날개가 활짝 펼쳐져 드리운 것 같았고 몸 빛깔은 청홍색인데, 일정한 형상이 없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서양의 악마와 굉장히 흡사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지금 와서 읽어보니 이 모습은 서양의 악마의 모습과 흡사하더군요. 머리카락이 솟아 있었다는 것은 뿔을 어두워서 잘못 본 것이라 치고 날개에 청홍색의 피부, 입가장자리가 귀까지 닿는 입, 길어서 늘어진 귀 등 유사점이 많으며 나타날 때 악취를 풍겼다는 것 역시 악마와 동일합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행동 역시 독특한데 정백창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나타나 그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지만 장백창은 꾹 참고 태연한 척 하자 사라졌다는 점 역시 인간의 앞에 나타나 그의 나약함을 시험하려는 악마와 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몇 가지의 가설이 생깁니다.
[조선시대에는 포르투갈의 흑인 용병인 해귀(海鬼)를 고용하거나 중동의 상인들과 교역을 하기도 했습니다. 즉 가톨릭이나 이슬람의 악마에 대한 이야기가 상인들 사이에서는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이 괴귀는 서양의 무역단을 통해서 들어온 서양 악마에 대한 소문이 퍼진 것이라는 것과, 한국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서양 악마와 흡사한 모습의 괴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겠지만 창작물에서는 각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나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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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생의 신화도서관 : 천마적룡(天魔赤龍) 2019-01-25 02:49:11 #

    ... 통해서 서양의 악마 이미지가 조선시대 후기부터 대중에 퍼져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lt;어우야담&gt;에 나오는 '날개달린 이형의 괴귀'는 서양의 악마의 이미지가 유입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고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물론 &lt;어우야담&gt;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가톨릭이 유입되기 한참 전에 쓰이긴 했지만 가톨릭이 유입되어 ... more

덧글

  • 남중생 2017/08/01 14:40 # 답글

    역사관심 님이 전에 소개하신 (http://luckcrow.egloos.com/2609749) 뇌공과도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다만 당시 천둥이 치지 않았으니 '천둥신'으로는 여기지 않은듯 싶습니다. 물론 "책상 앞에 엎드렸다"는 묘사를 보았을 때, 박쥐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문에 '거대한 물체'라고는 하지만 공포심이 기억을 왜곡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니까요 ㅎㅎ
  • 이선생 2017/08/01 18:13 #

    여러방면으로 가설을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ARIES 2017/08/01 14:45 # 답글

    그랬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 ̄)a
    재고찰도 괜찮네요.
  • 이선생 2017/08/01 18:16 #

    네 전에 봤을 때 보지 못한 부분들도 있어서 유의미한 재고찰이라 생각했습니다.
  • 옛꿈 2017/08/01 15:05 # 답글

    의외로 서양과의 교역이 오래 된 일이라고 생각하면 확실히 서양악마의 이미지가 들어온 것 같네요.
  • 이선생 2017/08/01 18:17 #

    네!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유사점이 많았습니다.
  • 남중생 2017/08/01 19:29 #

    이쪽 관련해서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담배와 악마"(원제: 煙草と悪魔)를 추천드립니다. 일본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기독교적 윤리도 들어왔지만, 기독교의 악마도 함께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펼칩니다.
  • 존다리안 2017/08/02 22:18 # 답글

    기독교 전래를 통해 서양의 천사와 악마가 천신과 마귀라는 이름인가로 유입된 걸로 압니다.
  • 이선생 2017/08/02 22:39 #

    오호!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한번 조사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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