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 최초의 영웅-길가메시(Gilgamesh) 영웅전설

이름 : 길가메시(Gilgamesh)
지역 : 메소포타미아
출전 : <길가메시 서사시>

저번에 최초의 영웅의 길가메시의 친구며 스스로도 또 한 명의 영웅인 엔키두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엔키두는 이슈타르의 복수로 병에 걸려 무력하게 쓰러져버렸지요. 하지만 길가메시는 살아있었으며 절친의 죽음은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즉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엔키두가 죽은 이후부터의 이야기 되겠습니다.(그러니 읽기 전에 엔키두에 대한 포스팅을 먼저 읽기를 권장합니다.)

엔키두가 죽자 길가메시는 뭔가 느낀 것이 있는지 아니면 죽음이 두려웠던 것인지 불로불사를 손에 넣겠다고 결심을 하고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조상이며 불사의 존재가 된 우트나피쉬팀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노아의 방주와 거의 동일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홍수 신화는 세계적으로 흔히 보이는 이야기라.....]
가는 길에 한 여관에 묵어가게 되었는데 그 여관의 주인인 시두리가 길가메시의 사정을 듣고는 “그런 허무한 생각은 버리고 궁궐로 돌아가 노는 게 낫습니다. 신들은 불로불사지만 그런 즐거움은 누리지 못합니다.”라며 길가메시를 말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갔습니다.
계속 길을 가던 길가메시는 이 세상 끝에 존재하는 마슈 산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마슈 산에는 두 개의 커다란 문이 있는데, 아침에 동쪽 문에서 태양이 떠서 밤에 서쪽 문으로 지게 되는 곳이었으며 우트나피쉬팀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문을 지나 태양의 길목으로 들어서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문은 티아마트가 낳은 괴물중 하나인 반인 반 전갈 파 빌 사그의 부부 한 쌍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반인 반 전갈의 모습이라는 설도 있고 인간의 상반신에 말의 하반신, 전잘의 꼬리, 새의 날개를 달고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파 빌 사그를 처음 본 순간 길가메시의 심리상태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 사나움은 두려움을 자아내며 그 모습은 죽음이다. 그들의 엄청난 광채는 산을 뒤덮었다. 일출과 일몰에는 태양이 지켜보고 있었다. 길가메시의 얼굴은 그들을 보고 두려움과 놀람으로 창백해졌다.’ 위대한 영웅인 길가메시가 창백해 질 정도로 두려워했다고 하니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남자가 공포에 창백해진 모습이 상상이나 되는가?]
다행인 것은 파 빌 사그는 다짜고짜 공격하는 존재가 아니었으며 말이 통하는 상대였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하게 되었고 길가메시의 말을 들은 파 빌 사그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우트나피쉬팀이 있는 곳에 가서 돌아온 적이 없었으니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하며 그를 타일렀지만 길가메시는 용기를 내어 어떤 고난이나 슬픔도 다 견딜 자신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문을 열어달라며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는 길가메시의 끈기를 인정한 파 빌 사그는 “가라, 길가미시여. 마슈 산을 넘는 것을 허락한다. 산들과 산지를 넘어서 가라! 아무쪼록 너의 두 다리가 무사히 너를 돌아오게 할 것을 빌겠다. 산의 입구는 널 위해 열린다.”라고 격려해주며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길가메시는 그말을 듣고는 암흑 속을 힘차게 나아갔고 마침내 우트나피쉬팀이 살고 있는 행복의 섬에 도착했습니다.
불로불사의 비법을 알려달라는 길가메시의 간청에 우트나피쉬팀은 처음에는 당연히 거절하였지만 그가 포기 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7일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영생의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길가메시는 승낙하였으며 잘 참아냈으나 7일이 되기 직전에 잠이 들어 버렸고 우트나피쉬팀은 “잠도 이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죽음을 이기려고 하느냐?”라며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트나피쉬팀의 아내가 길가메시가 불쌍해보였는지 여기까지 찾아온 성의를 봐서 선물을 주라고 부탁하였고 우트나피쉬팀 할 수 없이 그에게 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불로초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습니다. 길가메시는 심연에서 불로초를 손에 넣지만 그걸 그 자리에서 먹지 않고 우르크로 가져가서 재배하면 모든 국민들이 함께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불로초를 가지고 우르크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던 길에 길가메시가 연못에서 목욕을 하는 틈을 타서 늙은 뱀이 그 귀한 불로초를 먹어버린 뒤 껍질을 벗고 젊어져 기운차게 달아나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뱀은 해마다 허물을 벗고 새 생명을 얻게 되었지만 인간은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뱀이 허물을 벗는 이유는 불로초를 먹어서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만약 인간이 불로초를 먹었다면 인간도 허물을 벗게 되었을까?] 
결국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우르크에 빈손으로 돌아온 길가메시는 한탄을 하다 잠들었지만 그 꿈 속에 신들이 나타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죽으면 저승의 왕이 될 수 있으니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해주었고 꿈에서 깬 그는 자신의 행적을 돌에 새긴 뒤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엔키두도 그렇지만 길가메시 역시 최초의 영웅이며 한때 초기 인류 문명의 중심이었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영웅인데 그런 것 치고는 좀 허무한 결말이 아닌가? 싶지만 독 묻은 가죽을 뒤집어쓰고 고통스럽게 죽어간 헤라클레스나, 안드바리의 반지의 저주로 사촌에게 약점을 찔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지크프리트 같은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자연사 한 길가메시는 정말 양호한 최후를 맞이한 것입니다.
[해라클레스의 최후는 그야 말로 끔살이라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처절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옛날의 영웅이라 그런지 길가메시는 자신을 대표할만한 무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크프리트는 발몽이라는 검이, 쿠 쿨린에게는 스승인 스카자하에게 받은 게 볼그라는 투창이, 아서왕에게는 본인보다 유명한 검인 엑스칼리버 등 대표하는 무기가 있는데 길가메시는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에누마 엘리시 같은 검 없다. 에누마 엘리시는 메소포타미아 신화가 기록된 점토판이다.]
그리고 불로초도 아깝게 놓친 것이 아니라 손에 넣었고 바로 먹을 수도 있었는데 백성들을 생각해서 가지고 오다가 잠깐의 실수로 뱀이 먹어버려 안타까움을 더 하지만 마지막에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남자답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길가메시가 꿈속에서 신들과 한 대화를 살펴보면 죽어서도 저승에서 한 자리는 확실하게 차지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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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존다리안 2018/01/01 02:11 # 답글

    드디어 나왔네요. 길씨왕...
    사실 모 외계인 덕후 유사역사학자는 길군이 외계인 무기들을 빼돌려 지가 외계인들(수메르 신들)
    을 몰아내고 왕이 되었다는 설을 펴지요.
  • 미니 2018/01/01 09:19 #

    어 그거 Z 마징가...
  • 이선생 2018/01/01 12:25 #

    어딜 가나 그런 사람들이 있죠.
  • 미니 2018/01/01 09:18 # 답글

    인간이 허물을 벗어야 한다면 여고생 허물같은거 비싸게 사고 팔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 이선생 2018/01/01 12:25 #

    설득력이....있어!
  • ARIES 2018/01/01 11:12 # 답글

    죽어서는 저승왕이 되었군요.^^
    메소포타미아 이야기도 재미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이선생 2018/01/18 10:57 #

    메소포타미아가 정말로 매력적입니다.
    전 그 나라 이야기랑 신화가 정말 좋아요.
    최근 IS가 유물을 다 부숴버려서 억장이 무너지지만...ㅠ
  • 나인테일 2018/01/01 11:21 # 답글

    오노레 오노레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본다~
  • 이선생 2018/01/01 12:27 #

    페이트 길가메시는 본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오만하게 나왔지요....그것도 나름 매력이긴 하지만...
  • 123 2018/01/02 16:18 # 삭제 답글

    파 빌 사그가 여행 떠났다가 엔릴 만나고 온 것도 그렇고 생긴 것과 다르게 좋은 사람이네요
  • 이선생 2018/01/02 20:05 #

    일단 티아마트의 자식이고 티아마트도 악신은 아니었으니까요....
  • 란티스 2018/01/05 10:34 # 답글

    정확하게는 맞아요 에누마 엘리쉬에서는 검이 없고 그냥...에아가 사용했다는
    무명의 검이라는거 라고 fate 마테리얼설정집에서 봤어요 다만 그걸 길씨는 에아라고 불렀다고
    하는거고 한다는..(Fate의 길가메쉬는 에아팬이라는 소리도 있음)
    그냥 붙인거 같은 느낌입니다 에누마 엘리쉬는 사실 "한 처음"이라는
    뜻이니까요 마치 히브리인들의 창세기(베레쉬트)에...
    가까운 창세긴화의 제목이니까...제 생각에서도 그냥 무로 보낼수 있는
    EX보구라는 느낌이지...그런건 어찌다가 붙인...;;;느낌이랄까요?

    저도 페이트의 저 황금왕씨를 알고나서 김산해님의 길가메쉬과 소설 수메르로
    입문을 햇지만...
    예전에 말씀드린것처럼 제 추측이지만...아직 현명한 왕이전의 모습이
    아마 저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도 캐스터로
    소환되었던 모습은... 약간 저 건방진 모습이 섞인 노련한 모습이겠고
    우리가 알고 있는 황금왕씨는..제가 말씀드리는 그게 아닐까 싶네요;;;
    길가메쉬의 왜 오만한 왕님이신가는 페이트 관련 변명은 엔키두에 했으니 패스~!

    아마 페이트에서 잡은 저 오만함은 아마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바빌론판을 기본 베이스로 한것이 아닐까 싶네요;;
    참고로 수메르어판의 길가메쉬서사시는 옴니버스라
    바빌론판처럼 내용이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저도 본걸로
    압니다. 저도 사실 길가메쉬(Fate)의 스테이판은 좀 에..
    정말 짜증난다는 표현이되는 제로편에선...그래도 조금낫네?
    정도...

    길가메쉬의 의미도 수메어로는 빌가메쉬가 불렸다고 합니다
    헌데 수메르어는 오번역이 많아서 GIL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어쨌든 제가 볼때는 빌가가 맞을수 있지만 지금은...상관없겠다
    생각이 듭니다. 이름의 대한 이야기 설명들어가자면
    뜻이..빌가는 늙은이 조상
    메시는 젊은이, 영웅이라고 하는데 해석하자면 늙은이가
    젊은이가 되다...풀이하자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젊어서 늙어가는
    역사가 있고 다시는 되돌릴수 없는 필멸의 죽음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고 들언거 같네요.

    아무리 신의 피를 이어받았다고해도 죽음은....
    그래선지 전 이 신화가 다른 신화에 비해서 너무 흥미가
    생깁니다 뭐...금삐까(금반짝이리고 해석)가 모티브가 되지만...
    그래선지 전 남성적인 면보다는 인간의 가까운 공포가 제일
    내포된 신화라는 점에서 저도 좋아합니다.
    IS가 유물을 다 부숴버려서 억장이 무너지지만..

    너무 잘쓰셨네요 제가 이렇게 쓰라면...좀...
    원래는 길가메쉬가 죽음을 피할수 있었던건
    길가메쉬도 하늘의 황소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네요
    다만 그도 엔키두처럼 징벌을 생각했지만
    신의 피를 받은 길가메쉬(3분의 2가 신이기에)는 피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황소의 여신인 닌순인 관계도 있고.
  • 이선생 2018/01/09 08:26 #

    감사합니다!

    전 소설내용을 몰라서 란티스님의 길가메시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Megane 2018/01/09 05:44 # 답글

    사람도 뭐 각질로 떨어져서 그렇지 허물을 벗긴 합니다.(히익)
  • 이선생 2018/01/09 10:46 #

    하지만 젊어지진 않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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