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종족 한국인 옵션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전투종족인 사이어인을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으실 겁니다. 주로 전투를 즐기며, 뛰어난 전투력을 지닌 존재들을 전투종족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문화를 연구하다보면 한국인이야 말로 실존하는 전투종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문을 중시하고 주변국을 침략하지도 않은 한국인이 무슨 전투민족이냐?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뭐 고려시대부터 한국이 주변국을 침략하지 않고 오히려 침략당하기만 했으며 문을 중시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일반 백성들의 놀이와 전통 무술에서 심상치 않은 것들이 발견되어 간단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석전놀이와 횃불싸움, 그리고 호패술입니다.

[싸움난 것이 아니라 노는겁니다.(1)]
석전놀이는 삼국시대부터 비교적 근대까지 그 명맥을 이어온 놀이로 말 그대로 돌을 던지며 싸우는 놀이였습니다. 양반, 평민, 머슴, 아이, 어른 가리지 않고 두 마을이 각각 한 패가 되어, 개울이나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돌을 던지고,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며 싸웠다고 합니다. 싸움방식은 돌을 던지면서 싸우는 투석전과 뭉둥이를 들고 싸우는 육박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실제로 전쟁에서 사용하는 전술이 사용되기도 하며 승기를 잡은 마을이 다른 마을까지 쳐들어가서 집이 무너지는 일도 있었으며(물론 집이 무너지는 일은 극히 드문 경우다.), 두 마을 중 어느 한 곳이 항복할 때까지 끝나지 않다보니 며칠 동안 계속 이어지는 등 놀이치고는 굉장히 본격적으로 행해졌습니다.
돌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놀이다보니 당연히 부상자나 사상자가 발생 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폐지되지 않고 놀이라는 개념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다가 1910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강제로 중단 시킨 것으로 그 명맥이 끊어졌다고 합니다.
초기에 석전놀이는 언제 시행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의 석전놀이는 단오날에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오가 아닌 정월 대보름에도 석전놀이 이상으로 위험한 놀이가 있었으니 바로 횃불싸움입니다.

[싸움난 것이 아니라 노는겁니다.(2)]
삼국시대부터 문헌에 남아있던 석전놀이와는 달리 횃불싸움은 그 정확한 시작을 알 수는 없으나 정월대보름날 쥐불놀이, 달맞이, 달집태우기등과 함께 이루어지며 석전놀이보다 위험해서 그런지 마을 구성원이 전부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마을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차이가 있긴 하지만 주로 청년들이 한다고 합니다.) 횃불싸움을 쥐불놀이에서 이어지는데 쥐불놀이로 논두렁과 밭두렁을 태우면서 점차 범위를 넓혀나가고 그러나가 이웃마을과의 경계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 마을의 경계 너머까지 불태우려고 경쟁하다가 횃불을 들고 싸우는 횃불 싸움으로 발전합니다.
(겁나 위험하잖아?!)
경계너머를 태우려는 이유는 쥐불이 크면 클수록 그 마을에 풍년이 온다고 믿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불을 크게 하게 위해 경쟁을 하다가 싸움이 되는 것입니다. 즉 처음에는 쥐불놀이를 하다가 생긴 다툼이었을 것인데 그것을 놀이로 승화시켜 버린 것이죠.
횃불싸움의 방식은 불붙은 홰를 휘저으며 공방을 행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는 것은 예삿일이며 옷에 불이 붙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홰가 거의 다 타면 그것을 상대에게 던져 버리고(놀이……맞지?) 새로운 홰를 가지고 싸웁니다. 어느 한쪽이 항복할 때까지 계속되는 석전놀이와는 달리 부상당하거나, 횃불을 빼앗겨 항복한 사람이 많거나 상대의 기세에 밀려 후퇴한 쪽이 지는 것으로 석전놀이처럼 상대 마을까지 밀고 들어가지는 않는데 이는 집이 불타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강원도 홍천군 동면 속초리와 성수리에서는 정초부터 석전놀이를 해오다가 대보름날에 횃불싸움으로 이어져 승부를 가린다고 합니다.
[솔직히 쥐불놀이도 상당히 위험한건데 횃불싸움이랑 비교하면 안전해보인다.]
1960년 까지 전승되어 왔으나 서구의 문물이 들어보면서 통조림, 깡통에 솜과 가솔린을 넣어 돌리는 식으로 쥐불놀이에 변천이 일어났고 지금은 쥐불놀이만 특별한 체험활동으로 할 뿐 정식으로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서 쥐불놀이를 하는 곳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과거에 마을단위로 돌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싸우거나 횃불을 휘두르면서 싸우는 행동을 하나의 놀이로 즐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보면 다소 과격하고 미개해 보일 수 도 있겠지만 그것은 잘못 된 생각입니다. 과거에는 전쟁으로 인한 적국의 침략이나, 야생동물이나 도적들의 습격이 마을에서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관청에 포졸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관청과 거리가 먼 마을도 있을 수 있고 그런 마을이라면 포졸들이 도착할 때쯤에는 이미 도적들이 다 쓸고 가버린 뒤라서 마을사람들을 자신의 방어수단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훈련 겸, 모의 전투를 놀이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도적이 쳐들어 왔다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니는 마을 사람의 모습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면 부적절한 모습일 것입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의 문헌에 마을이 도적의 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면 납득이 됩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돌을 던지며 항쟁을 해온다면 도적들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니…….(그 대신 산을 넘어가는 소수의 일행을 습격하는 산적들이 활개를 쳤다.)

[호패술은 지금도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대에 맞추어 개량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투적인 놀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면 다음은 호패술이라는 것이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호패라는 것은 조선시대에 16세 이상의 남자가 차고 다니던 패로써, 지금으로 치자면 주민등록증 같은 것입니다. 호패는 목패와 상아패 두 종류가 있으며(서민들은 주로 나무로 만든 목패를 사용하였고, 상아패는 양반들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직사각형의 형태에 주소, 호주, 성명 등 신상에 대한 것들이 기록되어 있고 끝부분에 조그마한 구멍을 만들어 줄을 끼워 넣어 차고 다녔다고 합니다.
[다양한 호패들의 모습]
즉 호패술은 항상 들고 다니는 호패를 이용한 호신술입니다. 물론 호패가 처음부터 전투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니 창이나 칼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런 것들을 일반 민중이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상당히 크고 무겁기 때문에 소지하고 다니기도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호패는 휴대하기에 편하고 옛날 사람들은 항상 소지하고 다녔기 때문에 유사시에 호신용 무기로 사용하기 적합했기에 호패를 이용한 무술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호패도 무기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님에도 막상 사용해보면 쌍절곤과 단봉의 장점을 극대화 한 유용한 성능을 보이며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호패술은 지금도 현대에 맞게 개량되어 전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문화를 연구하다보니 한국 사람들이야 말로 진짜 전투종족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적어보았습니다. 한국형 판타지를 만드는 분들이 있다면 마을을 만들 때 한국의 이런 풍습과 놀이를 이용하는 것도 재미있는 사용법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호패술 역시 우리나라 전통무술이라 이것을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핑백

  • 이선생의 신화도서관 : [토막상식]저승차사의 종류 2018-09-14 01:40:30 #

    ... 하는 것 같은데?] 12. 탄석차사 : 날아온 돌에 맞아죽은 사람을 명계로 데려가는 존재입니다. '갑자기 돌 맞아 죽는 사람이 보통 있나?' 싶지만 한국에서 옛날에 석전놀이를 치열하게 한 것을 생각하면 이런 차사가 있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뭐 요즘은 석전놀이를 안하니 단물차사와 함께 퇴직을 했지 싶습니다.[백성들 ... more

덧글

  • 나인테일 2018/01/24 21:20 # 답글

    호패술은 실전 격투술이었을테니 아마 저런 호패 들고 하는 쿵푸 같은게 아니라 실제로는 크라브마가나 MCMAP 같은 동작에 더 가까웠겠죠 (.....) 그 편이 저렇게 살벌한 조선인 심성에도(.....) 더 맞았을거고요.
  • 이선생 2018/01/24 22:25 #

    현제 전승되고 있는것이 과거에 사용되던 것이 아니라 확신은 못하지만 그럴지도 모르지요.
  • 존다리안 2018/01/24 22:08 # 답글

    실은 서양도 중세 때 농민은 그냥 징집병이고(포크와 대낫만 들면 전투원이니...) 일본도 농민반란
    이 그렇게 대단했다죠? (실은 전국무장 상당수가 부농 출신이라나...)

    농부 깔보면 안됩니다. 마블의 우주구 강자 타노스도 농부입니다.
  • 이선생 2018/01/24 22:27 #

    농부들이 항상 일을 해서 생활근육이 발달했을거니 적당히 연장만 들려주어도 전력이 될겁니다.
  • 불타는 설인 2018/01/25 00:43 # 답글

    전투민족 보자마자 석전놀이가 생각났습니다ㅋㅋ
    조상님들은 역시 화끈(너무 화끈해서 다 타버리지만)하게
    노시네요 저도 본받야겠습니다
  • 이선생 2018/01/25 12:28 #

    석전놀이도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엄청난 것들도 있더군요....횃불싸움은 정말이지 상상초월...
  • 역사관심 2018/01/25 06:14 # 답글

    석전놀이가 일제시대에 끊겼다고 문헌에 나오는군요. 천만에! 70년대말까지도 애들 무지 했습니다.
    윗동네 아랫동네 패먹고 돌싸움. 아비규환.
  • 역사관심 2018/01/25 06:18 # 답글

    이녀석은 구한말 돌싸움 http://bit.ly/2DvCtzr
    이녀석이 1959년 찍힌 신당동 돌싸움 http://bit.ly/2DBrGrz
    입니다.
  • 이선생 2018/01/25 12:31 #

    오호...과연 그렇군요....한국 민속대백과에서는 일제시대에 끊어졌다고 나오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 레이오트 2018/01/25 12:43 # 답글

    1. 석전을 알아보다보면 왜 한국인이 야구를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 수 있다는 농담이 있죠 ^^;;;;;;

    2. 호패술은 영국 신사의 무술이라는 바리츠와 비슷한 무술이었겠죠?

    3. 나중에 어쌔씬 크리드 차기작이 한국 배경으로 한다면 이 호패술(이나 이를 응용한 무술)이 나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 이선생 2018/01/25 13:29 #

    1. 오호! 과연!ㅋㅋㅋㅋ

    2. 바리츠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무기가 아닌 것을 유사시에 무기로 사용하는 맥락이라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3. 그렇다면 참 좋을건데 한국 배경으로 어쌔신크리드 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시피해서... ㅠ
  • 炎帝 2018/01/25 15:08 # 답글

    첫번째 짤 광선검 버전을 먼저 본 기억이 나네요.ㄷㄷㄷ
  • 이선생 2018/01/25 15:34 #

    엌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보고싶네요ㅋㅋㅋㅋㅋㅋ
  • 炎帝 2018/01/25 17:54 # 답글

    찾았습니다. '처인성전투 스타워즈' 하니까 나오네요.
    http://www.joysf.com/3063165
  • 이선생 2018/01/25 19:37 #

    감사합니다!ㅋㅋㅋㅋ
    대박이네요!
  • ARIES 2018/01/25 22:07 # 답글

    부상당한 사람들은 힘들겠네요.ㅠㅠ
    다친 사람들에 대한 보상과 치료는 있나요?
    없다면 그 다친 사람들은 신세 한탄 하면서 살겠죠..ㅠㅠ
  • 이선생 2018/01/26 01:19 #

    두 마을의 명예를 걸고 하는 놀이의 계념이다보니 특별히 보상은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선전돌이에 죽거나 다치는 일)이 당연시 되던 과거에는 그냥 사고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지도 모르겠네요....(그렇다고 안 슬펐다는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그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다음에 더 독을 품고 한다거나 그런 이유로 오렛동안 이어져 온걸지도 모르고요.
  • 애국왕 2018/01/26 14:29 # 답글

    살생은 싫지만 피할 수 없을 땐 즐기자..는 건가..
  • 이선생 2018/01/26 22:05 #

    흠....놀이를 안하면 그만인데 계속한것 보면 필할수 없어서 즐긴 것이 아니라 그냥 즐긴 것 같습니다.
  • 애국왕 2018/01/26 22:13 #

    즐거워서 피할 수 없었군요;;
  • 이선생 2018/01/27 22:36 #

    ㄷㄷㄷㄷ설득력이 있어!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2/19 09:04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2월 19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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