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장막 신비한 도구들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망토로 환영장막과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이 그림으로 대처합니다..]
물품명 : 환상의 장막
능력 : 환상을 보이게 한다.
비고 : 장막 안에 있는 사람은 환상이 보이지 않음
출전 : <천예록>

요즘 창작물은 물론이고 고전문학에서도 환상을 보이게 하는 능력은 종종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특히 여우나 귀신들이 즐겨 사용하며 신선이나 도사 같은 특수한 힘을 지닌 인간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도 환상을 보이게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환상의 장막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물건에 대한 내용은 야담집인 <천예록> 나오는데 간략한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이 청나라의 침공으로 박살이 나던 병자호란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한양을 빠져나와 피난을 갔습니다. 갑작스럽게 청나라 군대의 습격을 받은 행인은 산과 들판이 온통  청나라 군대로 가득차서 이제 끝장이라 생각하고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 와중에 어느 선비와 하인이 소나무 아래에 말을 묶어두고, 길이가 몇 폭이나 되는 넓고 큰 하얀 천으로 장막을 쳐놓고는 그 안에서 유유자적 지내면서 청나라 군대를 편안하게 지켜보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피난하는 와중에서 궁금함을 찾을 수 없었던 행인은 선비에게 다가가서
“당신은 저기 가득 찬 오랑캐 군대가 안 보이오? 살고 싶다면 빨리 도망쳐야지, 왜 여기서 가만히 있는 거요?”
하고 묻자 선비가 웃으면서 태연하게 말하길
“어차피 두 발로 달려 도망을 가봐야 말을 타고 잽싸게 달리는 오랑캐 군대에 죽거나 붙잡히는 건 다 같지 않소? 당신도 살고 싶다면, 여기 장막 안으로 들어오시오.”
라고 했습니다. 행인은 선비가 미쳤다고 여겼으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달아나도 잡혀죽는 건 마찬가지라 희미하게 기대를 걸고 선비가 쳐놓은 장막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청나라 군대는 보이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거나 붙잡아 갔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선비 일행이 앉아 있는 장막만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대놓고 돌발행동을 하면 오히려 건드리기 힘들어지는 법이지.]

행인은 왜 청나라 군사들이 자신과 선비 일행을 내버려두는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어 당황해 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청나라 군대의 습격을 온종일 받았으면서도 선비일행과 행인은 전혀 공격받지 않았고 해가 저물어 청나라 군대가 다른 곳으로 떠나자 선비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인에게 장막을 거두고 말을 준비시키라고 했습니다.
행인은 그 선비에게 뭔가 신통한 능력이 있어 난리를 피한 것이라 생각하고 이름을 물어보았지만 선비는 대답하지 않고 떠나버렸습니다.
위기를 모면한 행인은 이리저리 떠돌다가 전쟁이 끝나자 항양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피난길에 올랐다가 청나라 군대에 붙잡혀 포로가 되었다가 풀려나서 돌아온 사람을 만나 피난을 가나 청나라 군대와 맞닥뜨린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행인은 자신이 선비가 쳐놓은 장막 안에 들어갔던 일을 떠올리고는 그에게 왜 청나라 군대가 자신을 건드리지 못했을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놀라면서 말하길.
“소나무 아래에 펴놓은 하얀 장막이라뇨? 나는 그런 것을 그때 못 보았고. 높고 튼튼한 성벽과 깊은 해자가 있기에 청나라 군대가 건드리지 못하고 지나가버렸을 뿐이오.”
그러니까 선비가 펼쳐놓은 하얀 천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 사물이 아니라 성벽과 해자라는 환상을 보이게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보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환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간파한 행인은 나만 대단하게 보이는 건가?)

나타나는 것들이 진짜는 아니고 단순한 눈속임일 뿐이긴 하지만 성이랑 해자를 만들어낼 정도면 굉장히 넓은 범위에 걸쳐서 환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아마도 장막을 펼쳐둔 범위에+알파정도?)
대단해 보이긴 하지만 사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물건으로 해인처럼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 해자를 만들 수 있는 도구도 있으며 환영능력역시 여인국의 여우요괴들이 마을단위로 환영을 펼친 것에 못 미치는 수준이긴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딱히 쓸모없는 아이템도 아닌 것이 해인의 경우는 해인이 지나치게 사기 템인 것이고 여우마을의 경우는 마을의 구성원 전원이 환술에 능한 여우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지 천한 장으로 그 정도의 광범위 환영을 보여준 환영장막도 대단한 물건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여우도 아니고, 도사도 아닌 일반인이 이정도의 환술의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굉장한 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걸리는 것이 행인의 경우 환술을 간파해버리는데 행인이 뭔가 특수한 능력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끔씩 안 통하는 사람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후자라면 환영의 여부를 복불복에 맡겨야 하니 정말 쓸모없는 아이템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수많은 군사들이 전부 못 보고 지나간 것을 보면 후자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상매체에서 활용방법
이 장막을 일부를 잘라 옷이나 망토를 만들었다는 설정을 만든다면 잠입을 하거나 암살을 하는 캐릭터에게는 상황에 따라서 투명망토 이상으로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투에도 눈을 속이고 뒤를 찌를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굉장히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덧글

  • 존다리안 2018/02/28 07:00 # 답글

    언제부터 여기 장막이 쳐져 있다고 생각한 거지?
    뭐...라고?
  • 이선생 2018/02/28 08:55 #

    ㅋㅋㅋㅋㅋㅋ
  • ARIES 2018/02/28 09:43 # 답글

    왜 여기에 이런게 있지? 라고 생각하고 이상해서 안 할듯 하네요.
    호기심이 강하면 조사할지도 모르겠네요.
    선비도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네요.
  • 이선생 2018/02/28 12:21 #

    저런 보물을 가지고 있으며 완벽히 다룬것을 보면 비범한 인물이은 틀림이 없지요
  • Megane 2018/02/28 12:58 # 답글

    으흠... 저런 걸 가지면 누군가는 역시나 여탕체험을 한다든가...에헴에헴.
    없어서 다행입니다. 신사!
  • 이선생 2018/02/28 15:43 #

    내가 가지면 있어서 다행.
    남이 가지면 없어야 다행.
  • 레이오트 2018/02/28 18:27 # 답글

    위장텐트처럼 설치형 아이템으로 쓰는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이선생 2018/02/28 20:11 #

    네! 그것도 좋은 사용방법이라 생각해요^^
  • 흠좀무 2018/02/28 22:38 # 삭제 답글

    행인은 어떻게 본거고 남자는 누굴까요...병자호란 시기인걸 보면 박씨부인이랑 엮어도 재밌겠네요
  • 이선생 2018/03/01 09:52 #

    와! 그러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겠는데요?
  • 봉래거북 2018/03/13 17:43 # 삭제 답글

    청군이 놀라지 않은 걸 보면 어쩌면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사람에겐 거대한 요새로, 어떤 이에건 바위로...
  • 이선생 2018/03/13 22:45 #

    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행인에게는 어쩌다 보니 장막으로 보였을지도 모르는 것이고 그럼 이 도구가 진짜로 천인지 어떤지도 알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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