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상식]세계의 다양한 사후세계 #PART4(신곡편) 옵션

기독교, 천주교의 사후세계
출전 : <신곡>
성경에는 기독교나 천주교의 사후세계에 대한 내용이 잘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유황불에 던져진다는 식으로 간략하게 언급만 되는 정도죠. 하지만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가 1308년부터 1321년 사이에 쓴 <신곡>이 가장 장대하고 정교하게 구축되어 있으며 <신곡>의 문학적 위상이 있으니 여기에서는 <신곡>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지옥, 연옥, 천국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1. 지옥
[로뎅의 지옥문]
지옥의 입구에는 지옥의 문이 있으며 그곳에는'Lasciate ogni speranza, voi ch'entrate(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입구는 아케론 강(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 아케론 강이 맞으며 이 것 말고도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설정들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을 건너지 않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1-1. 아케론 강
[지옥행 배에 타지 않은 사람을 노로 패서 태우고 있는 카론] 

뱃사공 카론이 죄인들을 강 너머 지옥으로 실어나르는 곳입니다. 지옥의 문은 지났지만 강은 건너지 않았기 때문에 지옥이라고 하기 에는 애매한 곳입니다. 애매한 위치에 걸맞게 선한 일도, 악한 일도 하지 못하고. 신에게도, 악마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비열한 인생을 산 망령들이 이곳에 남게 됩니다. 주변에는 벌이나 모기, 각종 독충들이 가득하여 망자들을 쏘아대기 때문에 그들의 얼굴은 모두 피투성이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망자들은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카론에게 지옥으로 실어달라고 하지만 카론은 그들을 배에 태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1-2. 제1층 림보(Limbo)
지옥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아케론 강 안쪽을 따라 펼쳐져 있으며 선한 사람이지만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의고대인이거나 아기처럼 세례성사는 받지 않았지만 선한 자가 가는 곳으로 벌을 받지 않은 뿐만이 아니라 고귀한 성에 살면서 귀빈대우를 받습니다. 다만 아무리 편한 곳이라고는 해도 일단을 지옥이라 이곳에 온 자들은 하나님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아담이나 노아, 모세 등 구약성서의 위인들도 이곳에 있었지만 그들은 그리스도가 와서 구원해주었기 때문에 지금은 천국에 있다고 합니다.
그럼 기독교를 접하지 못한 고대인들만 갈 수 있는가? 하면 또 그것은 아닙니다. 기독교에 적대적이었지만 선하고 의로운 인물이었던 살라흐 앗 딘(صلاح الدين)이 림보에 등장한 것을 보면 딱히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그냥 착하게만 살면 고급대우 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2. 미노스의 심판
[미노스왕의 모습으로 죄인이 어떤 지옥에 갈지 결정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 지옥과 두 번째 지옥의 경계에는 그리스 신화의 미노스 왕(소머리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아버지)이 죽은 자들을 심판하여 그들이 가야할 지옥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1층인 림보는 세례를 받지 않은 선인들이 가는 곳이고 2층부터 악인들이 가는 본격적인 지옥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곳이야 말로 진짜 지옥의 입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미노스왕은 무서운 모습을 버티고 서서 죽은 자들의 죄업을 질책하며 행선지를 정해줍니다. 심판방법은 굉장히 독특한데 미노스 왕에게 꼬리가 나 있어서 죽은 자가 떨어질 지옥계층의 숫자만큼 자신의 몸을 감는다고 합니다. 즉 죄인이 2층인 색욕지옥에 떨어져야 한다면 꼬리고 자신의 몸을 두 번 감고, 9층인 배반지옥에 떨어져야 한다면 꼬리로 자신의 몸을 아홉 번 감는 것입니다.

1-3. 제2층 색욕지옥
색욕에 빠져 간통을 하는 등 자신과 주변사람을 파멸로 몰아놓는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색욕지옥에 떨어진 망자들은 거센 폭풍에 휩쓸려 서로 부딪치면서 고통을 당해야 합니다. 이것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망자들은 여기저기서 울거나 신음하는데 이 소리는 색욕지옥의 입구 주변까지 새어나온다고 합니다.

1-4. 제3층 폭식지옥
폭음과 폭식에 빠진 자가 떨어지는 곳입니다. 하늘에서는 큰 덩어리의 우박과 더러운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대지는 악취를 풍긴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그리스 신화에서 명계의 파수견으로 나오는 케르베로스(Κέρβερος)가 망령을 물어뜯으며 괴롭힌다고 합니다.

1-5. 제4층 탐욕지옥
욕심쟁이와, 낭비를 일삼은 자, 그리고 자기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에게 갑질을 심하게 한 사람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서로 구별도 못할 만큼 얼굴을 새까맣게 칠하고 원주형의 길에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무거운 짐을 굴리고 있습니다. 달리다가 서로 부딪치면 서로의 죄를 욕하면서 치고받고 싸우다가 다시 달린다고 합니다. <신곡>에는 많은 역사속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있는 죄인들은 얼굴을 새까맣게 칠하고 알아볼 수 없다고 나옵니다.
[부(富)의 악마 '플루투스'의 모습]
여담으로 3층인 폭식지옥에서 탐욕 지옥으로 내려가는 길에 부(富)의 악마 '플루투스'가 알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고 하는데 이 ‘플루투스’는 ‘플루토(Pluto)’ 즉 하데스의 로마식 이름입니다. 기독교에서는 다른 신화의 신들을 악마로 묘사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플루투스는 하데스가 악마로 전락시킨 것입니다.

1-6. 제5층 분노지옥
분노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남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스틱스강이 있는데 그리스 신화와는 달리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시궁창이 되어있으며 죄인들은 모두 스틱스강에 빠져 고통을 받습니다. 거기다 여기서마저도 분노하여 서로를 때리고 물어뜯는 다고합니다. 다음지옥으로 가려면 배를타고 이 강을 건너야 하는데 뱃사공노릇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플레기아스가 한다고 합니다.

1-7. 디테
[너무 위험한 곳이라 이곳을 지날때는 천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5층과 6층사이에 있는 도시로 건물이 원형으로 늘어서 있고 그 안쪽으로 여섯 번째 이후의 지옥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지옥의 경계선으로 이 위의 지옥들이 간접적으로 남들에게 피해를 끼친 죄인들이 간 곳이라면 여기부터는 이곳부터는 직접 피해를 끼친 사람들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신곡>이 집필될 당시에는 이슬람교의 세력이 엄청나게 강해서 기독교를 믿는 유럽을 압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인지 디테의 건물들은 이슬람 사원 같은 원형지붕이 얹어져 있고 건물은 지옥 안에서 불타는 겁화의 빛으로 벌겋게 물들어 있다고 합니다. 도시 주변은 강철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간에는 더 깊은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타천사들과, 메두사나 지옥의 여신 에리니스 같은 신화속의 괴물들이 살고 있어서 통과하기 굉장히 힘들어서 단테도 이곳을 지날 때 천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1-8. 제6층 이단지옥
이단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가는 곳마다 무덤이 있고 죄인들은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관 속에서 고통 받는다고 합니다. 죄악의 정도에 따라 열기가 심해지며 비슷한 사상을 가진 자들을 가까이 모아놓은 듯 묻혀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무덤의 관 뚜껑이 다 열려 있는데 최후의 심판이 시작되면 관의 뚜껑이 영원히 닫힐 것이라고 합니다.

1-9. 제7층 폭력지옥
입구에 미노타우로스가 망을 보고 있는 곳으로 폭력을 휘둘러 타인에게 해를 끼친 자, 자신에게 해를 끼친 자, 하나님과 자연에게 해를 끼친 자로 나뉘어져 떨어지는 지옥입니다. 낭떠러지의 바위가 심하게 무너져 있는데 이것은 오래전 그리스도가 지하로 내려왔을 때 심한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친 자, 자신에게 해를 끼친 자, 하나님과 자연에게 해를 끼친 자로 나뉘어져 떨어지는 지옥인 만큼 지옥도 세 개로 나누어져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원 플레게톤 강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많은 사람의 피를 본 폭군이나 독제자, 정복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강이라고 하지만 펄펄 끓는 피의 강이며 죄인들은 그곳에 빠져서 고통을 받는다고 합니다. 강의 한쪽은 깊고 반대쪽은 얕은데 죄악이 큰 죄인일수록 깊은 곳에 빠진다고 합니다. 강가에는 수많은 켄타우루스가 활을 들고 지키고 있어 아무도 도망치거나 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제2원 자살자의 숲
자살이나 자해로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혹은 재산을 마구 탕진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이 숲에는 나무들이 무성하여 길조차 없는데 사실이 나무들이 전부 자살한자들입니다. 나무가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벌을 받는 것이죠. 이 나무가 망자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가지를 부러뜨리면 피가 뿜어져 나오고 비명을 지른다고 합니다. 여성의 얼굴을 한 괴조인 하르피아(ἅρπυια)들이 살면서 나뭇잎을 쪼아대며 자살자들을 괴롭힌다고 합니다.
재산을 탕진한자는 조금 다른 벌을 받는데 벌거숭이상태로 이 숲에서 괴물들에게 쫓긴다고 합니다. 도망치다보면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기 때문에 자살자의 숲에서는 비명이 그칠 날이 없다고 합니다. 도망자도 결국에는 괴물에게 잡혀 살을 뜯어 먹히는데 몸이 다시 복구되어 다시 도망치는 것을 계속해서 반복한다고 합니다.

제3원 열사의 황야
신성모독한 사람이나 동성애자처럼 자연의 섭리를 거역한자, 노동을 거역한자가 떨어지는 곳입니다. 여기는 나무 한그루 없는 황량한 사막으로, 구약성서에서 하나님에게 멸망당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하늘에서 불덩어리가 떨어져 죽은 자의 혼을 괴롭힌다고 합니다. 죄인들은 가신에게 떨어지는 불길을 털어내려고 하지만 불길은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고 합니다.

제8층 사기지옥(말레볼지아)
사기로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놓은 자가 떨어지는 곳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심연이라고 부를 만큼 깊은 지옥의 밑바닥에 있습니다. 사기지옥으로 내려가는 절벽은 너무나 높고 험준하여 단테도 그리스 신화의 괴물인  게리온(Герион)의 등에 타고 하늘을 날아서 내려갔다고 합니다.
[게리온에 메달려 있는 단테의 모습]
사기지옥의 가운데는 깊은 우물 같은 심연으로 되어있으며 그 주변에는 열 개의 구덩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 열개의 구덩이에서는 각자 다른 종류의 벌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원
인신매매 범이나 뚜쟁이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구덩이 밑바닥에는 뿔 달린 악마들이 죄인들을 채찍으로 매질하며 쫓아가고 죄인들은 채찍에 맞아 괴로워하면서도 끝없이 도망쳐야만 합니다.

제2원
아첨꾼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구덩이 밑바닥에는 분뇨와 오물이 끈적끈적하게 뒤섞여 있고, 그 안에서 죄인들이 버둥거리면서 괴로워한다고 합니다. 주위는 악취로 가득한데가 죄인들이 내뿜는 입 냄새가 뒤섞여 있고, 절벽에는 곰팡이가 겹겹이 들러붙어 있다고 합니다.

제3원
성직 매매자들, 즉 종교를 상업적으로 이용한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구덩이 밑바닥 여기저기에 불길이 타오르는 바위구멍이 있는데, 죄인들은 여기에 거꾸로 처박혀서 밖으로 나온 두 다리만 버둥거리면서 벌을 받습니다. 밖에서 보이는 건 구멍하나에 한명이지만, 구멍 안에는 더욱 많은 죄인들이 쑤셔 박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죄인이 오면 발을 허둥대던 죄인이 안쪽으로 처박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4원
마법사, 점쟁이, 거짓 예언가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이곳의 죄인들은 모두 머리가 뒤를 향해 붙어있어 영원히 뒤로 걸어야 합니다. 모두 고통에 울고 있는데 머리가 뒤를 향해 붙어있어서 그 눈물이 엉덩이를 적신다고 합니다.

제5원
부패한 정치인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구덩이 밑바닥에는 역청이 부글부글 끓고 그 안에서 죄인이 익고 있습니다.  그 위에는 날개달린 악마들이 수많은 갈고리 달린 막대기로 죄인을 끌어올렸다가 끓어오르는 역청 속으로 던져 넣습니다.
악마들은 역청안의 죄인들도 감시하는데 그들이 머리를 내밀려고 하면 곧장 갈고리를 걸어 가죽을 벗긴 다음 다시 역청 속에 집어넣어 더 큰 고통을 준다고 합니다.

제6원
위선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겉은 금으로 덮여있어 화려해보이지만 안은 납으로 만들어져 끔찍하게 무거운 외투를 입고 그 무게를 감당하며 영원히 걸어 다니는 벌을 받습니다. 그들이 걸어 다니는 구덩이 밑바닥에는 다른 죄인들과 달리 한 남자가 십자가에 못 박혀 땅바닥에 눕혀져 있는데, 그는 그리스도를 박해하여 십자가형으로 몰고 간 이스라엘의 제사장 가야바로 그는 그곳에 누워서 무거운 외투를 입은 죄인들에게 짓밟히는 벌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제7원
도둑질을 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구덩이 밑바닥에는 뱀들이 수없이 많으며 죄인들은 벌거벗겨지고 두 팔은 등 뒤로 결박당한 체 바닥을 기며 뱀에게 물려야한다고 합니다. 
구덩이 속에는 뱀뿐만이 아니라 켄타우로스도 죄인들을 감시하고 있는데 허리에는 수많은 뱀을 감고 있고 등에는 날개달린 화룡이 올라타고 있어 죄인들을 발견할 때마다 불을 뿜는다고 합니다. 죄인은 불길에 휩싸여 격심한 고통 속에서 재로 변합니다. 하지만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므로 고통은 영원히 끝나지 않습니다.
뱀들 중에는 특별한 녀석들이 섞여있는데 이 뱀이 죄인을 휘감으면 뱀과 인간의 몸이 섞여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버립니다. 이후 죄인은 그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가야합니다. 또 뱀이 죄인을 물면 뱀과 죄인의 모습이 바뀌어 뱀으로 살아야 하는 등 다양한 뱀들이 죄인을 괴롭힌다고 합니다.

제8원
[지옥하면 가장 많이 들어봤을 유황불에 몸이 타버리는 지옥이 바로 이곳입니다.]
잘못된 조언으로 타인의 악행을 조장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구덩이 밑바닥에 수많은 불덩어리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는데, 사실 그 불덩어리마다 각각 한명의 죄인이 불타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불지옥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제9원
분열을 조장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죄인들은 악마들의 칼에 몸이 잘려나가고 피투성이가 되어 고통 받게 된다고 합니다. 어떤 자는 머리에서 항문까지 완전히 두 동강 나서 대장이 다리 사이로 늘어지고 내장을 드러낸 상태로 악마의 칼을 피해 달아나기도 하며, 다른 자는 목에 구멍이 뚫리고 코와 한쪽 귀가 도려내어져 있으며, 또 어떤 이는 머리가 완전히 잘려나가 그것을 등불처럼 제 손으로 들고 다니는 망자도 있다고 합니다.
망자들은 이런 상태로 악마들을 피해 구덩이를 돌게 되는데 구덩이를 한 바퀴 돌면 상처들이 다 사라지고 악마들에게 다시 몸이 잘려나가는 고통을 맛보아야 합니다.
이슬람의 창시자인 마호메트와 그의 사위 알 리가 이곳에 떨어져있기 때문에 타종교인을 넣었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부학자들은 부분을 지적하며 <신곡>은 타 종교차별과 기독교 우월주의로 점칠 되어 있는 구역질나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만 <신곡>이 쓰여진 시대와 나라를 생각하면 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 하더라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으니…….

제10원
위조범들이 떨어지는 곳으로 구덩이 밑바닥에 있는 죄인들은 모두 무서운 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주위에는 시체 썩는 악취로 가득 차있다고 합니다. 죄인들은 같은 범죄를 저지를 자들과 등을 마주대고 앉게 되는데 둘 다 온몸에 옴(몸에 옴진드기가 시생하여 일으키는 전염피부병으로 몹시 가렵고 헐기도 한다고 합니다.)이 퍼져 고통스러워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미친 듯이 부스럼을 긁어 피범벅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1-10. 제9층 배신지옥(코퀴토스 호수)
국가, 가족, 친구, 스승, 은인 등을 배신하거나 기독교에서 가장 큰 죄인 하나님을 배신한 배신자들이 떨어지는 곳으로 최하층에 있는 최악의 지옥이라고 합니다. 사기지옥의 가운데 있는 연못의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존재하는 곳입니다. 연못을 내려가는 길에는 주변을 위압하듯 몇몇 거인들이 우뚝 서있는데 바벨탑을 세웠다는 니므릇을 비롯하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에피알테스, 안타이오스, 티시오, 티폰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왜 거인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망가는 죄인을 잡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인들이 있는 장소에서 한층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배신지옥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곳은 영원히 얼어붙어있는 얼음세계로 코퀴토스라는 호수로 이루어져있다고 합니다.
배신지옥은 네 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져있고 그 중앙에는 악마들의 왕인 루시퍼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네 개의 구역은 바깥부터 ‘카이나’, ‘안테노라’, ‘프톨로메아’, ‘주데카’라고 합니다.

[1~3구역까지 얼어붙어서 고통받는다는 부분은 동일합니다.]
제1구역 카이나
가족과 친족들을 배반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죄인들은 얼어붙은 코퀴토스의 물에 목까지 잠긴 채 추위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온몸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귀가 부러져나간 자도 있다고 합니다.

제2구역 안테노라
조국, 정치적 신념 또는 동료들을 배반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카이나와 마찬가지로 죄인들은 꽁꽁얼어붙어 있는 상태며 그 상태에서 서로를 헐뜯고 있다고 합니다.

제3구역 프토로메아
손님을 초대한 뒤 배신하여 살해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좀 독특한 곳으로 죄를 저지른 사람은 살아있다 하더라도 영혼만 프토로메아에 먼저 떨어져 얼어붙는 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영혼은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육체는 지상에서 멀쩡히 생활하는 기묘한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최종지옥 주테카
[죄인들을 씹고 있는 루시퍼의 모습]
자기 은인을 배신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얼버붙은 곳이라 고통에 시름하거나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주테카의 중앙에 악마들의 왕 루시퍼가 얼음 안에서 가슴 위쪽만 내놓고 있다고 합니다. 루시퍼의 몸은 너무나 거대하여 배신지옥을 내려올 때 본 거인들보다 훨씬 크고 온몸에 털이 돋아나 있으며 박쥐처럼 깃털이 없는 날개를 가지고 있는데 이 날개를 퍼덕여 차가운 바람을 일으키며 코퀴토스가 얼어붙어 있는 이유도  이 탓이라고 합니다.
루시퍼는 붉은색, 황색, 검은색으로 된 세 개의 머리를 갖고 있는데 이는 백인, 황인, 흑인을 의미한다고 하며, 입마다 죄인을 한명씩 물고 있다고 합니다. 죄인들은 이스카리옷 유다, 마르쿠스 브루투스, 가이우스 롱기누스 카시우스로 예수를 배신한 유다는 머리부터 씹고 있으며 다른 두 사람은 다리부터 씹고 있다고 합니다.
루시퍼의 몸을 사다리삼아 얼음구멍을 빠져나가면 상하가 반대로 뒤집어져 루시퍼의 다리가 위를 향해 솟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며 이대로 반대쪽으로 나가면 연옥의 세계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2. 연옥(Purgatorio)
의인은 죽으면 천국에 가고 죄인들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용서받을 수 있는 작은 죄를 지은 사람은 어디로 갈까요? 가톨릭에서는 연옥이라는 명계가 있어 최종적으로 천국을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연옥의 불길에 태워져 죄를 정화한다고합니다.
사후에 이승의 죄를 씻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2세기쯤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13세기 로마 가톨릭 공희의 에서 정식으로 연옥이 정의되기에 이르렀으며 그곳에서 겪은 고행이나 구체적은 모습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여 연옥의 존재를 확실하게 확립한 것이 바로 <신곡>입니다.
<신곡>에 따르면 연옥은 바다로 둘러싸인 연옥산이라는 산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연옥산은 예루살렘에서 보면 지구의 안쪽에 높이 솟아있다고 합니다. 사후의 영혼에게 시련을 주기위한 일곱층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각층은 일곱 가지의 대죄인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색욕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연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기다림을 필요로 합니다.]
파문당한 사람이나 참회가 늦은 사람은 연옥은 바로 들어갈 수 없고 이정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파문당한 사람은 파문당한 기간에 30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기다려야하며, 참회가 늦은 사람은 죄를 뉘우치기 전 까지 살았던 세월과 똑같은 시간을 머물러야 한다고 합니다. 이곳의 생활은 특별한 형벌이나 고통은 없지만 굉장히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다만 파문당한사람은 지상에 살아있는 사람이 그를 위해 기도해줄 때 머무르는 시간이 단축된다고 하며, 참회가 늦은 사람들은 그 이유에 따라서 그룹이 나누어집니다.
먼저 나태로 인해 참회를 계속 연기하고 미룬 자들은 생전과 똑같이 나태한 생활을 견뎌야만 합니다. 전쟁이나 살인처럼 예기치 못한 때에 죽게 되어 참회는 했으나 고해성사를 받지 못한 자들은 인생을 끝냈을 때와 같은 경황없음과 소란스러움을 견뎌야만하며, 마지막으로 왕족이나 정치가들처럼 자신을 잊고 몰두해야할 직무가 있는 탓에 참회를 늦춰야 했던 자들은 이 땅에서는 가장 행복한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천사가 칼로 이마에 P라는 표식을 남기고 연옥을 돌면서 그것을 지워야 합니다.]
대기기간이 지난사람은 연옥의 입구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곳에 들어가는 사람의 이마에 천사가 죄(Pecatti)를 뜻하는 P자를 7개 새겨주며 각 층을 통과할 때마다 P자를 하나씩 지워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죄가 완전히 씻겨 천국으로 올라갈 자격이 주어지면, 그 혼을 위하여 연옥산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심하게 흔들리고 다른 연혼들은 합창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옥의 산의 위로 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에 올라가는 길 역시 짧아지고 경사도 완만해진다고 합니다.

2-1. 제1층 오만
오만의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여기 있는 망령들은 누구나 자기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거대한 돌을 짊어지고 오만의 죄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걸어 다녀야 하는 시련이 주어집니다. 돌의 무게는 죄가 무거운 사람일수록 더 무거워서 사람들은 오만하게 살았던 시절과는 정반대로 얼굴을 들지 못한 체 몸을 구부리고 걷지 않으면 안 됩니다.
죄인이 걸어가는 벽면에는 흰 대리석조각이 장식되어 있는데 이 조각들은 겸손의 미덕을 찬양하는 작품으로 다윗왕이나 황제 트라야누스의 의 석상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윗길 바닥에도 조각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가장 아름다운 천사였으면서도 하나님을 배반하여 지옥으로 떨어진 루시퍼, 여신 앞에서 자식자랑을 하다가 자식들을 전부 살해당하고 자신도 돌이 되었다는 그리스 신화의 니오베, 바벨탑을 지으려다 실패한 니므롯, 아테나 여신과 직물을 짜는 솜씨를 겨루다가 거미로 변한 아라크네 등 오만의 죄로 인해 영락한 자들의 예 가 있다고 합니다. 걷고 또 걸어서 오만의 죄가 씻겨 진 자는 천사가 이마의 P를 하나 지워주고 ‘마음이 가난한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복음서의 말로 축복을 내려준 뒤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2-2. 제2층 질투
질투의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여기 있는 망령들은 모두 두 눈꺼풀이 철사로 꿰매져 있고 허름한 참회 복을 입고서 거친 바위투성이 비탈길 옆에 거지같은 차림으로 더듬더듬 느릿느릿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때때로 정령이 날아와서 망자들에게 자애에 가득 찬 행위가 얼마나 멋진 것인지를 알려주는 말로서, 친구를 위해 대신 죽으려고 한 신화 속 인물 이야기나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복음서의 노랫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지거나, 아니면 질투로 인한 죄가 얼마나 깊은지를 알려주는 말로서, <창세기>에서 질투에 사로잡혀 동생을 죽인 카인의 이야기 등이 울려 퍼진다고 합니다.
질투의 죄가 다 씻겨 진 자는 천사가 이마의 P를 지워주고,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승리한 자여, 기뻐하라’라는 복음서의 말로 축복을 내려준 뒤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2-3. 제3층 분노
분노의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분노는 인간의 눈을 흐리게 하여 판단을 그르치게 하며 자연적인 감정을 억압하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망자들은 새까맣고 두터운 연기에 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코와 입으로 매운 연기가 사정없이 들어가 숨이 막히게 한다고 합니다. 거기다 그들은 마치 진짜 눈앞에 일어나는 듯한 환상을 보게 되는데 하나는 분노와는 정반대인 온유함을 나타내는 환상이며 다른 하나는 분노의 죄를 지어 벌을 받는 예입니다. 연기와 환상에 시달리며 분노의 죄가 씻겨 진 자는 천사가 이마의 P를 하나 지워주고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복음서의 말로 축복을 내려준 뒤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2-4. 제4층 나태
나태의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이곳의 망자들은 언제나 필사적으로 달리면서 열의를 보여야 하는 시련을 받습니다. 그들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 달리면서도 “근면한 자에게는 신의 은총이 있다!”나 “나태한 자는 천국에 가지 못한다!”같을 말을 큰소리로 외쳐야 한다고 합니다. 나태의 죄가 씻겨 진 자는 천사가 이마의 P를 하나 지워주고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들은 위로받을 것이다’라는 복음서의 말로 축복을 내려준 뒤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2-5. 제5층 탐욕
탐욕의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이곳의 죄인들은 모두 손발이 묶인 채 땅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면서 탐욕과는 정반대로 청빈과 자비가운데 살아간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ㅊ나 탐욕으로 불행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야 하면서 자신의 죄를 속죄해야합니다. 그들은 일어설 수도, 무릎을 꿇을 수도 없으며, 얼굴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는 것 역시 허락되지 않습니다. 온몸을 꼿꼿이 펴고 움직이지 못하는 자세로 얼굴을 땅에 밀착해야 되기 때문에 망자는 먹는 것은 물론이고 물 한모금도 마실 수 없다고 합니다. 탐욕의 죄가 씻겨 진 자는 천사가 이마의 P를 하나 지워주고 ‘옳은 일에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복음서의 말로 축복을 내려준 뒤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2-6. 제6층 포식
포식의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단순히 폭음이나 폭식을 한 자들이 아니라, 상식에서 벗어날 정도로 음식을 탐했던 자들이 죄를 씻는다고 합니다. 대식가들의 연옥답게 이 딸의 망령들은 굶주림과 갈증으로 고통 받아 말라비틀어지고 눈두덩이도 움푹 파여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가지가 휠 정도로 열매가 맺힌 나무가 있고 그 곁에는 구슬처럼 맑은 샘물이 흐르는데 과일과 물에서는 향내기 풍겨 나와 식욕을 충동질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나무 밑에 모여들어 과일을 따고, 물을 마시려고 하지만 손을 뻗어도 과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샘물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럴수록 망자들은 극심한 공복감에 시달리면서 속죄한다고 합니다. 포식의 죄가 씻겨 진 자는 천사가 이마의 P를 하나 지워주고 ‘주의 은총을 받아 음식에 욕심을 갖지 않고 의로운 일에 주린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복음서의 말로 축복을 내려준 뒤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2-7. 제7층 색욕
[죄를 불로 태워 정화 한다는 가장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연옥의 모습입니다.]
동성, 이성을 막론하고 생전에 금기되어있는 섹스를 즐기거나, 육욕에 탐닉한 죄를 씻기 위한 장소로 연옥산의 산등성이에서 불길이 솟아올라 비탈길을 덮으면서, 그곳으로 가는 망자들을 정화한다고 합니다. 불길을 지나가는 망자들은 동성애자, 이성애자라는 두 무리로 나뉘는데, 동성애자들은 시계방향으로, 이성애자들은 그 반대방향으로 비탈길을 돌아간다고 합니다.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는 망자의 두 무리는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때 그들은 서로를 포옹하며 인사를 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연옥의 마지막 층이라서 이곳에서 죄를 씻은 사람은 연옥산 정상에 있는 지상낙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지상낙원으로 가려면 돌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 앞에는 불길로 타오르는 벽이 있다고 합니다. 다른 비탈에서 완전하게 죄를 씻었기 때문에 굳이 육욕의 비탈에서 죄를 씻을 필요가 없는 망령도 이 불길만은 통과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돌계단에는 정령의 천사가 “오라, 내 아버지께 복 받은 자들이여!”라고 말하여 망자를 맞이하고는 이마에 새겨는 마지막P를 지워준다고 합니다.

2-8. 지상낙원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 동산으로 지금은 천국으로 가는 역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연옥의 정상에 있는 곳으로 연옥에서 죄를 완전하게 씻은 자들이 온다고 합니다. 깨끗하진 망령들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여기서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천계로 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상낙원은 평화롭고 화초와 나무로 뒤덮여 있으며 커다란 숲이 있고 두 갈래 냇물이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냇물은 지상낙원에 있는 샘물에서 흘러나오는데 하나는 ‘레테’이고 다른 하나는 ‘에우노에’라 불린다고 합니다. 레테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레테의 강과 똑같은 망각의 강으로 망자는 이 물을 마시고 사악한 마음이나 죄를 잊는다고 합니다. 에우에노는 단테가 <신곡>을 위해 창작한 가공의 강으로 이 물에는 선함을 상기시키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두 갈래 냇물은 서로 합쳐야만 의미 있는 효력을 발휘하는데, 지상낙원에 오는 망자는 반드시 이 주 냇물을 마셔야만 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동산과 같은 곳으로 간주되는데 뱀의 꼬임에 넘어간 이브가 열매를 따먹었다고 하는 지혜의 나무도 있습니다. 다만 이브사건이후 이 나무는 잎도 떨어지고 꽃도 피지 않아 마치 말라죽은 듯이 변했다고 합니다.
단테는 그리핀이 끄는 수레를 타고 천국으로 가는데 이건 단테가 특이케이스라서 그런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도구를 쓰지 않고서 천국으로 날아오른다고 합니다.


3. 천국
천국은 옛 유럽인들의 믿음에 따라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총 열 겹의 하늘로 이루어진 것으로 묘사되며 메커니즘은 지옥이나 연옥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지옥이나 연옥이 생전의 악행이나 죄악에 따라 해당하는 고통을 받는 것이라면 천국은 생전의 선행에 따라 해당하는 행복을 무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천국의 열 겹의 하늘은 다음과 같습니다.

3-1. 제1영역 월성천
천국중 가장 하위로 선하긴 한데 끝까지 충실하지는 못했던 사람들이 이곳에 산다고 합니다.
천국에서 신의 은총을 가장 적게 받지만 월성천의 부드러운 빛을 받아 온몸이 빛을 발하며, 하나님을 우러러봄으로써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자로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희열과, 천상에 사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 희열과 기쁨은 신의 섭리 안에 몸을 담음으로써 사람의 의지와 신의 의지가 일치되는 지복감(至福感)이라고 합니다. 그 지복감에서 우러나는 사랑과 덕은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며,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 이외는 탐하지 않게 하여 남의 것을 갈망하는 일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3-2. 제2영역 수성천
월성천보다 한 단계 위에 위치하며, 생전에 적극성을 갖고 선행에 힘쓴 사람들이 이곳에 산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무수한 빛이 난무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내뿜는 사랑의 빛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주민들은 그 선명한 빛을 방출함으로써 넘쳐흐르는 환희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태양이 스스로 발하는 강한 빛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것처럼 수성천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확실하게 볼 수 없으나, 모두가 크나큰 기쁨에 넘쳐 있는 것이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이는 단테의 시점으로 쓴 것이라 이럴 뿐 수성천의 사람들끼리는 서로의 모습을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감미로운 음률이 흐르고, 신의 자애로운 광채는 한층 더 빛을 더한다고 합니다. 그 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순화하여 사악한 마음을 멀리하게한다고 합니다.

3-3. 제3영역 금성천
수성천 바로 위의 세계로, 생전에 순결한 사랑에 헌신했던 사람이 산다고 합니다.
이곳의 주민들도 태양광선이 물에 비쳐 반짝이는 것처럼, 영롱한 광명을 몸에 휘감고는 노래하고 또한 춤을 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마치 빛을 발하는 투명한 원 속에 사람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몸을 휘감은 광명은 여러 겹의 원을 그리며 도는데 그 속도는 하나님의 모습을 많이 보느냐, 적게 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무리 속에서 끊임없이 메아리치는 찬미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3-4. 제4영역 태양천
금성천의 위에 위치하며 생전의 엘리트들, 즉 지식인들이 산다고 합니다.
이곳의 주민들 역시 빛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빛은 지금까지 거쳐 온 그 어떤 천국의 빛보다 밝다고 합니다.
그들은 환희의 마음으로 노래하고 춤을 추는데 이에 서로 호응하면서 빛과 빛이 섞이고, 노래와 노래가 어우러지면서 춤의 율동이 빨라지며 환희의 일대 파노라마를 연출한다고 합니다.
환희의 물결은 안에서부터 밖으로, 밖에서부터 안으로 파문처럼 일렁거린다고 합니다. 하늘에는 서너 겹의 무지개가 걸리며, 이들을 축복한다고 합니다.

3-5. 제5영역 화성천
태양천에서 한 단계 높은 곳에 전개되는 이곳에는 생전에 신앙을 위해 과감했던 사람들이 산다고 합니다.
단테가 지켜보자 두 줄기의 빛이 하늘에 나타났다가 무수한 빛의 가루가 되더니 화성천을 직각으로 교차하여 십자가의 형태를 이루게 됩니다.
이 빛의 십자가를 이루고 있는 가루를 자세이보니 그것은 무수한 빛의 덩어리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면 하늘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모습이 허공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다만 이 그리스도는 단순히 형상 일뿐 진짜는 가장 높은 천국인 지고천에서 하나님과 함께 있습니다.

3-6. 제6영역 목성천
화성천에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가면 전개되는 곳으로 생전에 정의에 투철했던 자들이 산다고 합니다.
이곳의 주민들 역시 그 몸에서 사랑의 빛을 발하며,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늘을 날면서 찬미의 노래를 부르다가 곧 빛을 엇갈리면서 허공에 ‘DIL’이라는 글자를 만단다고 합니다. 이 글자는 라틴어로 ‘땅을 관장하는 자여, 정의를 사랑하라!’는 의미를 구성하는 단어의 머리글자입니다.
잠시 후 이 글자가 흩어지면서 한동안 빛이 난무하더니 각자가 정해진 자기 위치로 날아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허공에 그림이 그려지는데 황금색으로 빛나는 한 마리의 독수리입니다. 이새는 로마의 휘장으로 지상의 정의를 뜻한다고 합니다.

3-7. 제7영역 토성천
목성천에서 올라가면 토성천이 전개됩니다. 이곳은 생전에 묵상(默想)에 전념했던 사람이 산다고 합니다.
성자를 둘러싸는 광채는 위의 세계로 올라갈수록 그 빛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그 빛에 둘러싸인 수많은 사람들이 환희의 비상을 하여 새때처럼 하늘에 난무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빛이 좀더 가까운 곳에서 이들의 머리위로 내리비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분명히 하나님을 볼 수 있으며, 그러기에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몸에서 발산하는 빛은 강력해진다고 합니다.
독특한 점은 이곳은 다른 천국과 달리 음악이 들리지 않는데 이것은 주민들에게 찬미의 음률이 없어도, 스스로의 믿음으로 늘 신을 칭송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3-8. 제8영역 항성천
토성천의 위로 올라가면 항성천이 있고, 생전에 정의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이 산다고 합니다.
단테가 이곳에 이르렀을 때 남쪽 하늘이 차츰차츰 빛을 더하며 빛나기 시작하더니 수천, 수만의 성자의 행렬이 시작되고, 그 위쪽에 한층 밝게 빛나는 빛에 둘러싸인 사람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더니 뚜렷해지는데 바로 그리스도입니다.(형상이 나타날 뿐인 화성천과는 달리 이 그리스도는 진짜가 8영역에 사는 자들을 위하여 직접 방문한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발하는 빛은, 태양이 아낌없이 그 빛을 만물에게 나누어주듯 모든 성자의 머리위에 비 오듯이 내려오는데 그 광경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숭고하다고 합니다.
다른 한쪽 하늘에서는 역시 광체에 싸인 성모 마리아가 금빛 관을 머리에 쓰고, 미소를 머금고 타나는데 성자들은 그 모습에 예배하고 칭송한다고 합니다.

2-9. 제9영역 원동천
항성천위로 올라가면 있는 원동천이 있는데 이곳은 물리적인 우주의 마지막영역이라고 합니다. 이곳에는 세라핌이나 케루빔 같은 고위 천사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원동천의 한복판에는 강한 빛을 발하는 구체가 있는데 이는 만물의 창조주인 하나님의 사랑의 빛이라고 합니다. 천사들은 그 사랑의 빛에 몸을 적시고 희열에 넘쳐 신의 은총을 칭송하는 노래를 합창하며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춘다고 합니다.

2-10. 하나님의 영역 지고천
원동천의 위에 천국의 최정상인 지고천이 있다고 합니다. 원동천이 물리적인 우주의 마지막 영역인데 그 위가 어디 있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지고천은 구체적인 장소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 속에 존재라는 곳으로 이곳에는 하나님과 예수님, 성모마리아가 있으며 그 외에도 천사와 성자들이 산다고 합니다.
단테가 지고천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빛으로 된 큰 강이 나타나는게 이는 천사와 성자가 무리지어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천 계단 이상의 층을 이룬 원력극장과 같은 곳에 천사들과 성자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성모 마리아의 옥좌가 마련되어 있으며 옥좌 앞에는 천명이 넘는 천사들이 환희에 찬 표정으로 춤을 추며 아베마리아의 성가를 부른다고 합니다.
아베는 마리아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하나님을 배알하고 싶다는 청을 드립니다.(이런 청을 올린 이유는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을 직접 바라볼 수 없다는 내용이 성서에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단테의 소원은 받아들여져 마리아의 주선으로 단테는 하느님의 모습을 산 상태에서 볼 수 있도록 빛에 감싸지는 것으로 단테의 사후세계 여행은 끝이 나게 됩니다.
[단테의 종착점은 그분을 만나는 것 입니다. 응? 여신전생?]

이렇게 장대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신곡>의 지옥이랑 연옥은 알기 쉬운 반면 천국의 경우는 솔직히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하늘나라에 살고, 사랑의 빛이라는 정체불명의 빛을 받으면 환희가 차올라 기뻐한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안하는데 그저 기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메리트를 모르겠습니다.
[나중에는 카드섹션 같은 행동도 하는데 이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만이 있어도 쾌락이 충족되는데 그렇다고 또 아무것도 안하면 나태의 죄를 범하기 때문인가?]
뿐만 아니라 더 상층으로 올라가면 더 알 수 없어지는 것이 집단으로 모여 십자가나 글자, 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등 마치 카드 섹션 같은 행동을 하며 하는 일이라고는 찬송가를 부르거나 하나님을 찬양하며 기뻐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기독교나 가톨릭의 천국은 지나치게 금욕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욕망에 충실한 저에게 금욕적인 천국은 지옥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뭔가의 행위로 쾌락을 느끼는 저로써는 아름다운 여인들과, 장미향기의 정원, 무한하게 넘쳐나는 술이 있는 이슬람의 사후세계가 더 행복할 것 같네요. 뭐 이런 생각을 하니까 아직도 인간 세상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이것으로 길었던 사후세계 시리즈를 끝네겠습니다. 물론 아직 다루지 않은 나라나 부족의 사후세계가 많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지만 그런것들은 그때 그때 정보가 들어오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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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미니 2018/05/27 09:58 # 답글

    이슬람 사후세계도 궁금해지는군요.
    ISIS는 지옥으로!
  • 이선생 2018/05/27 11:32 #

    이슬람의 사후세계는 파트3에 나옵니다.
    지옥은 불지옥 하나뿐이고 천국은 금욕적인 기독교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독특했습니다.
  • 불타는 설인 2018/05/27 15:36 # 답글

    단테의 신곡을 읽은적이 있는데 정말 재밌는 책이였죠. 그 단테의 신곡의 삽화를 보다니 정말 좋네요!
  • 이선생 2018/05/27 16:07 #

    확실히 인상깊은 책이긴 했습니다.ㅎㅎ
    삽화는 여기 저기 있는 것을 끌어모아봤는데 그러다니보니 시간이 많이 걸려버렸습니다.ㅋㅋㅋ
  • ARIES 2018/05/27 20:44 # 답글

    사후세계를 정리 하시느랴 힘드셨겠네요ㅠㅠ
    사후세계의 공통점은 인생 똑바로 살아라! 네요.
    그게 힘든 일이죠.
  • 이선생 2018/05/27 22:40 #

    자료가 많아서 정리하는 것이 좀 힘들긴 했지만 그런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인생을 똑바르고 바르게 산다는것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지키기가 쉽지 않죠....
  • Megane 2018/05/28 12:55 # 답글

    그런데 이게 아이러니한 것이... 면죄부와 연관되어 있고, 그 면죄부를 반대하고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이 참...
    소설은 그냥 소설로 읽는 게 제일 좋지요. 허허허.
    이 많은 걸 정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진짜 흥미진진한 책이었죠. ^^
  • 이선생 2018/05/28 21:18 #

    면죄부야 말로 성직매매죠...
  • 존다리안 2018/05/28 19:12 # 답글

    쥬데카... 많이 듣던 이름인데....
  • 이선생 2018/05/28 21:19 #

    슈퍼로봇대전 알파의 최종보스죠ㅎㅎ
  • 레이오트 2018/06/06 03:54 # 답글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에서는 단테의 신곡, 특히 지옥편 덕분에 당시 가톨릭 교회 신도가 최소 2, 3배 폭증했다고 하지요. 굳이 이런 사실이 아니라도 각종 매체의 지옥은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그닥 벗어나려고도 하지않는다는 점에서 그 작품성은 Q.E.D. 그 자체죠.
  • 이선생 2018/06/05 22:15 #

    지옥편이 1권이고 그리고 다른 편들보다 여러모로 임팩트가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연옥은 지옥의 약화판 수준이라 임팩트가 지옥편보다 약하고 천국편은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난해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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