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뿔에 대한 고찰 옵션

[백제의 도깨비 기와의 모습]

지역 : 대한민국
출전 : 각종 옛 그림과 기와조각 등
추가되는 곳 : 도깨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도깨비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것이며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국의 도깨비는 뿔이 없고 호랑이 가죽옷을 입고 뿔이 달린 것은 일본의 오니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이웃 블로거인 역사관심님은 뿔 달린 도깨비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찾아오셨고 저 역시 뿔이 있는 도깨비도 있다는 설을 지지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현제 제가 다니고 있는 국문학과에서는 도깨비에 대하여 오랜 연구를 해 오신 김종대 선생님을 비롯하여 많은 학자 분들께서 한국의 도깨비는 뿔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며 2012년 EBS영상물로도 뿔이 있는 도깨비는 일본의 잔재라는 내용을 보도하여 한국의 도깨비는 뿔이 없다는 것이 거의 학계정설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EBS방송 <도깨비를 찾아라>의 한 장면]
하지만 전 학계정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며 국문학자들이 민속학이라고 취약하게 여긴 부분인 옛 그림이나 기와들이 가지고 있는 증거와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더하여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증거의 대부분은 역사관심님께서 찾고 모으신 것들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과거에는 뭔가 이상한 것들은 죄다 도깨비라고 불렀던 시기도 있는데 여기서는 그런 부분을 빼고 흔히들 ‘도깨비’하면 떠올리는 씨름을 좋아하고,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며, 도깨비방망이를 가진 그 도깨비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1. 도깨비기와에서의 모습
[신라의 귀면의 모습으로 이것말고 다른 귀면기와에서도 뿔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 증거물은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졸지만 않았다면 한번쯤은 본적이 있는 도깨비 기와. 즉 귀면와입니다. 이는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물건으로 이 귀면와라는 것이 귀신의 얼굴이 있는 기와라는 뜻이니 도깨비가 아닐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지만 중요한건 뿔 달린 귀물이 한국의 옛 문화에 이미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해상명부도에서의 모습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소장중인 <해상명부도>는 국내에 있는 괴물그림들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괴물이나 요괴를 그린 그림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있다고 해도 대부분이 한 장에 한두 마리가 고작입니다. 하지만 해상명부도는 무려 8장의 종이에 수많은 요괴의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적절한 그림이 없는 요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때 종종 사용하곤 했는데 이곳에도 뿔이 달린 인간형 요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같은 해상명부도에 있는 그림으로 소요괴(우측)와는 확연하게 다른 뿔달린 인간형 요괴(좌측)의 모습이 확실히 있습니다.]
그림에 보면 소 요괴는 완전히 소의 머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소 요괴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존재며 과거 도깨비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뿔 달린 사람의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먼저 그림이 그려진 정확한 시대도 미상이고(그림에 그려진 무기로 보아 송나라 시기부터 나올 수 있는 그림이며 전시회에서는 조선후기로 추정하고 있지만 확실한 정보는 아닙니다.) 어떤 그림인지, 한국의 옛 화가가 그린 그림이 맞는지 아닌지도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상태로 봐서 근대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뿔 있는 도깨비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당사주(唐四柱)에서의 모습
당사주란 조선중기이후 서민들과 함께 해온 그림책인데 이 책에서도 도깨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뿔은 물론이며 원색피부에 허리에 두른 호피무니 가죽까지 그야말로 현 학자들이 도깨비가 아닌 오니의 모습이라고 한 부분을 전부 야무지게 갖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도깨비를 찾아라>의 한 장면으로 당사주에 나온 도깨비의 모습은 이장면을 온몸으로 부정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 당사주가 일제 강점기 때의 그림이고 그렇다면 일제의 잔재를 갖춘 도깨비그림이 있을 수 있지 않겠냐고 주장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당사주의 다른 페이지를 보면 이 그림의 시기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대한제국의 태극기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즉 이 그림은 1897~1910년인 대한제국시절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일제강점기는 그 이후부터니 순수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그림과 다른 증거물들은 기반으로 전 오히려 뿔 달린 도깨비의 모습이 오니의 모습이 섞인 일제의 잔재가 아니라 오히려 일본의 오니가 우리나라 도깨비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지 추측하고 있습니다. 귀면와를 근거로 하자면 뿔 달린 도깨비의 모습은 이미 삼국시대부터 존재했으며 그때 한국의 삼국(그 중에서 특히 백제)은 일본에 여러 문화적인 것들들 전파하여 많은 영향력을 주었습니다. 그때 뿔이 달린 도깨비의 형상도 일본에 건너갔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오니의 전형적인 모습인데 호랑이가 없는 일본에서 호피를 두른 모습이 과연 자연스러운지는 한 번 깊히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는 바로 호랑이 가죽과 일본의 생태계에 대한 것입니다. 일본의 오니들은 호피를 허리에 두르거나 호랑이 팬티를 입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일본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습니다. 즉 있지도 않은 호랑이 가죽을 일본토종요괴가 허리에 두르고 다닌다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왜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의 호랑이 사냥을 그린 우끼요에]
물론 임진왜란 때 일본군들이 호랑이를 죽여 그 가죽을 조정에 보냈다고 하니 일본에 호피가 귀족들 사이에서 고가에 돌아다니긴 했겠지만 그 귀한 호피를 요괴가 두르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된 것은 분명히 이상한 모습입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산이 많아서 호랑이가 바글거렸고 그 때문에 호랑이 이야기도 많아 호담국이라고 불렸다고 하니 호피를 허리에 두른 요괴의 모습이 자연스럽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그림 자료가 아니라 제 전공인 설화로 이야기를 하자면 한국에 도깨비에 뿔이 있다고 묘사되는 내용은 없지만 반면 또 없다는 말 또한 없습니다. 그냥 구체적인 모습에 대한 설명이 깡그리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알수있는 점이 사람이 도깨비를 보면 “아 이놈 도깨비구나.” 하고 보자마자 바로 알아보는 이야기도 다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제 학자들이 주장하는 덩치가 크고 온몸에 털이 많은 것만으로는 이것이 도깨비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히 털이 많은 아재인지 식별이 쉽지 않을 것 입니다. 뿔이라던가 아니면 무언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반면 학계에서 주장하는 사람과 거의 다를 것이 없는 도깨비의 모습도 나타나는데 이는 인도깨비라고 하며 인도깨비를 만난 사람도 처음에는 인간인줄 알고 사위로 삼기도 하고 같이 길을 가거나 씨름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전부 종합하자면 현제 학자들이 주장하는 사람과 거의 흡사한 모습의 인도깨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뿔이 달린 도깨비 역시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 증거 역시 많이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옛날에는 온갖 이상한 것들이 도깨비라고 불리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도깨비나 뿔 도깨비가 처음에는 별개의 존재였으나 그냥 다 도깨비라고 불리면서 혼용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깨비는 한국의 대표 문화 원형이라는 생각에, 오니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그 결과 미리 답을 정해두고 끼워맞추기를 한 것은 아닐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글

  • 역사관심 2018/10/02 08:01 # 답글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관련전공자시니만큼 더욱 좋은 일입니다.=)
    도깨비의 변천과 관련된 이론 및 오니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더 최근에 쓴 이 글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http://luckcrow.egloos.com/2630267

    호피의 경우, 일본에 없었다하더라도 기린같은 상상수로서 동북방면을 가리키는 소와 호랑이를 상징했을 가능성과, 이보다 더 현실적으로는 인도-중국에서 유입된 야차의 생김새가 (특히 표범가죽등을 걸친) 적용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막연한 개인적 추론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아직 추론단계일뿐입니다.
  • 이선생 2018/10/02 08:50 #

    감사합니다! 링크해주신 글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호피의 부분은 확실히 야차에 대한부분을 제가 놓친점이 있네요. 이부분은 조금더 철저한 구증을 해봐야겠습니다.
  • 흠좀무 2018/10/02 14:58 # 삭제 답글

    도깨비 안에 다양한 종이 있다고 보는게 그나마 가장 편한 시각이겠군요
  • 이선생 2018/10/02 21:33 #

    가장 편한 시각이며 아마 그게 맞을겁니다.
    뿔이 있는 도깨비가 없다기에는 그 증거가 너무 많습니다.
  • ARIES 2018/10/13 23:27 # 답글

    뿔이 달린 도깨비나 사람모양의 도깨비나 인간이 아니니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이선생 2018/10/02 21:34 #

    전 돈을 빌려줄겁니다.
    10만원만 빌려줘도 그걸 매일 갚으러오니 완전 꿀이죠.
  • Megane 2018/10/02 21:14 # 답글

    벚꽃은 무조건 사쿠라니까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분들을 다시 보는 느낌입니다.
    뿔이 있건 없건 제가 알기로는 다양한 모습의 도깨비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이런 시대에야 말로 도깨비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이...허허허...

    그러고 보니, 우리 친척 중에 술 좋아하는 어느 어르신이 도깨비에 홀려서 씨름을 했는데 다음날 보니 나무를 끌어안고 있었다는 그런 말을 들은 적도 있는데, 과연 제 정신으로 도깨비를 본 사람이 몇이나 될지도 궁금하...(퍼버벅)
    기승전 술은 적당히...
  • 이선생 2018/10/02 21:35 #

    씨름을하고 보니 나무더라 하는 유형은 도깨비 이야기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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